몸을 쓰지 않으면 쓰지 않을수록 점점 더 몸이 둔해지는 것처럼
글을 쓰지 않으면 문장 하나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아진다.
예전에 한참 많은 글을 쓸 때는 일기와 문성닷컴의 소소한 잡담 정도론
성이 차지 않아 영화감상문을 보는 영화마다 남기고 짧은 소설도 몇 편씩 써보다가
하다못해 노래가사까지 여러 개 만들어볼 정도로 ‘글 힘’이 남아돌았다.
글의 수준을 떠나 많은 글을 써대다보니 작문하는 것이 쉽고 편하게 느껴졌으며
그렇게 길려진 글을 쓰는 ‘근력’이 더 많은 글을 쓰게끔 받쳐주었던 것이다.
허나 요즘은 글 쓰기가 너무 어렵다.아이디어도 솟지 않고 가끔씩 소재가 떠올라도
스스로 만족스러울 정도의 결과물을 뽑아내지도 못하고 있다.
서른 중반이 되면서 혹독하게 망가진 외모처럼
글솜씨도 바닥에 떨어진 비스켓마냥 잔인하게 바스라진 듯 하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글쓰기와 같은 지적인 능력은 언제든지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점점 나이들면서 하강직선만 그리는 외모나
신체능력에 비해 글은 칠십 살이 되고 팔십이 되어서도 여전히 잘 쓸 수 있으니 말이다.
다만 힘겹게 무거운 역기를 들어올리며 근육의 한계를 깨뜨리는 것처럼
지금의 답답한 내 한계를 규정한 선을 어떻게든 위로 더 밀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의지. 그것도 아주 결연한 의지. 그런게 필요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