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지저분한 얘기인데
나이가 어느 선을 넘어가면서부터 눈곱이나 땀과 같은 분비물들이
스스로도 쉬이 인식할만큼 많아졌고, 땀냄새, 입냄새, 발냄새 등 몸의 냄새 또한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로 쾌쾌해졌다. 불쾌해졌다.
그나마 결혼이라도 한 친구들은 아내나 아기 냄새에 중화가 되어 표가 잘 안 나지만
나같은 노총각이나 혼자 사는 홀아비들은 아무리 잘 씻고 향수까지 뿌려도 답이 없다.
그러니 '노총각 냄새', '홀아비 냄새'와 같은 표현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제야 깨달았다.
이 글을 쓴 뒤에는 새로 산 클렌져로 얼굴을 두 세 차례 이상 씻어낸 후
각종 화장품을 바르고 밤엔 마스크팩까지 하겠지만 그런다고 내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젊은이에게 진짜 무서운 것은 '서른'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늙어가는 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