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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실록] 030 - 정상적인 삶

문★성 2012.08.19 18:35 조회 수 : 70

갑자기 일이 몰아쳐 들어오는데다가 4년 만에 한 번 하는 놓칠 수 없는 올림픽도 시작되었고

거기다 신경써야할 몇몇 일들이 동시에 터지는 바람에 몇 주 정도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안 그래도 밤 늦게까지 일해야 될 상황인데 새벽마다 올림픽 경기도 봐야되고

저녁이나 주말엔 따로 또 해야할 일이 있었으니 체력이 예전같지 않은 나로선

더운 날 한참을 내달린 개처럼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엊그제 금요일 밤으로 큰 일정들을 대략 매듭짓고 육체적으로는 아주 편안한

주말을 보내고 있는데, 무한도전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책도 읽고 하다보니

마음이 편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종의 괴리감도 느끼게 된다.

지금 이렇게 쉬고 있는 삶이 정상인 걸까 지난 몇 주처럼 허겁지겁 뛰어다니는 삶이

정상인 걸까. 아니면 TV 속에 웃고 떠드는 저들의 삶이 정상인걸까.

혼자 묻고 혼자 대답을 하자면

"그 모든 것이 다 너의 삶의 일부분이야. 하나도 무시해서는 안 돼" 혹은

"어느 것 하나 정상적인 것은 없어. 모두가 허상일 뿐이야"와 같은 쉬운 말들이 떠오르지만

둘 다 시원하게 뇌와 심장의 갈증을 씻어주진 못한다.

사실 '정상적인 삶'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그리고 존재하면 아니 되는

사회적 선입견일 수도 있겠으나 개개인의 측면에서 보자면 가장 행복할 수 있는 길이

정상적이라 주장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행복하려고 사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아직 비정상의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낙관적/긍정적

마음 자세를 통해 스스로의 현실 자체를 좋게 받아들이고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두어 현재를 '행복 100%'의 상태로 규정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은 조금 더

불만을 가지고, 답답함을 가지고, 가슴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 무언가를 가지고

지금보다 더 나은 '정상'을 향한 갈망을 이어가고 싶다.



아마도 평생토록 채워지진 않겠지만, 그 문제에 대해서는 일단은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기로 하자. 지금의 쪼그라든 내 사유는 이를 동시에 감당해낼 수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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