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사랑하는 자전거 샴푸)

머지 않은 미래에 한국에 영구 귀국하게 되면

우선 옛날에 즐겼었던 프라모델을 최근 것으로 하나 사서 조립해 보고 싶고

축구나 야구 경기도 경기장에 직접 보러 가고 싶으며

단추가 두 개 달린 짙은 쥐색 수트에 홍창으로 된 구두를 매치하여 멋도 좀 부려 보고

녹슨 내 자전거 '샴푸'를 손본 후 반나절 정도의 짧은 여행도 다녀오고 싶다.

저녁 노을이 그리 아름답다던 석모도에서 인생의 쓸쓸함에 대해 홀로 곱씹어보고 싶으며

전국에 퍼진 친구들을 하나씩 찾아가 사는 얘기도 좀 들어보고 싶다.


허나 아마 막상 돌아가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지금의 소망들을 깡그리 잊고, 혹은 무시하고

새로운 일에 적응하기 위해, 혹은 남들 사는만큼 따라가기 위해 정신없이 살고 있는

나를 보게 되겠지.

군대에서도 그랬잖은가. 내무반에서 소소히 채워놓은 내 버킷리스트는

제대와 동시에 어디론가 사라져 지금은 거기 뭐가 있었는지도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소중한 것을 진정 소중한 것으로 대하지 못하는 겁쟁이 인생이다.

해야되는 것들로 인해 정작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생이다.

진실한 소망을 무채색으로 덧칠해버리고는 애써 모른체하고마는 비겁한 인생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2 [문성의 인생사전] 032 - 생각과 말 문★성 2013.08.19
491 [문성의 인생사전] 031 - 일기는 일기장에 문★성 2013.08.13
490 [문성의 인생사전] 030 - 인정 문★성 2013.07.29
489 [문성의 인생사전] 029 - 만유인력의 법칙 문★성 2013.07.27
488 [문성의 인생사전] 028 - SNS [3] 문★성 2013.07.07
487 [문성의 인생사전] 027 - 한 일을 4년 동안 한다는 것 [2] 문★성 2013.06.30
486 [문성의 인생사전] 026 - 가십거리 [4] 문★성 2013.06.01
485 [문성의 인생사전] 025 - 건망 문★성 2013.05.11
484 [문성의 인생사전] 024 - 간헐적 단식의 효과 문★성 2013.05.09
483 [문성의 인생사전] 023 - 멘탈 file 문★성 2013.05.05
482 [문성의 인생사전] 022 - 불안 [2] file 문★성 2013.04.15
481 [문성의 인생사전] 021 - 위암과 대장암 file 문★성 2013.03.30
480 [문성의 인생사전] 020 - 20년 뒤엔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 [2] 문★성 2013.03.23
479 [문성의 인생사전] 19 - 균형 문★성 2013.03.03
478 [문성의 인생사전] 18 - 99% 초콜렛과 진실 file 문★성 2013.02.25
477 [문성의 인생사전] 17 - 침대 문★성 2013.02.23
476 [문성의 인생사전] 16 - 건강의 기본은 음식 2 [2] file 문★성 2013.02.16
475 [문성의 인생사전] 15 - 스마트폰 문★성 2013.02.09
474 [문성의 인생사전] 14 - 결혼과 경제력 문★성 2013.02.03
473 [문성의 인생사전] 13 - 우리는 왜 일하는 걸까? file 문★성 2013.02.02
472 [문성의 인생사전] 12 - 건강의 기본은 음식 [3] 문★성 2013.01.27
471 [문성의 인생사전] 11 - 귀국 [2] 문★성 2013.01.19
470 [문성의 인생사전] 10 - 검약 문★성 2013.01.13
469 [문성의 인생사전] 09 - 2012년 [4] 문★성 2013.01.02
468 [문성의 인생사전] 08 - 어버버 문★성 2012.12.30
467 [문성의 인생사전] 07 - 대통령선거 결과에 대한 소회 [5] file 문★성 2012.12.26
466 [문성의 인생사전] 06 - 100%의 정치 문★성 2012.12.16
465 [문성의 인생사전] 05 – 피로 문★성 2012.12.08
464 [문성의 인생사전] 04 - 출발선 문★성 2012.12.02
463 [문성의 인생사전] 03 - 회사원 문★성 2012.11.24
462 [문성의 인생사전] 02 - 나잇살 문★성 2012.11.21
461 [문성의 인생사전] 01 - 호텔 문★성 2012.11.17
460 [말레이시아실록] 034 - 글 쓰는 근력 문★성 2012.11.06
459 [말레이시아실록] 033 - 두 개의 발표 문★성 2012.10.28
458 [말레이시아실록] 031 - 말레이시아 가정방문 file 문★성 2012.10.27
457 [인도네시아실록] 010 - 몸이 더러워지는구만 문★성 2012.10.19
456 [인도네시아실록] 09 - 한국 영구 귀국건 문★성 2012.10.18
455 [인도네시아실록] 08 - 워크홀릭이 되다 file 문★성 2012.10.10
454 [인도네시아실록] 07 - 자카르타의 추석 file 문★성 2012.09.30
453 [싱가폴실록] 036 - 좋은 관계의 출발선 문★성 2012.09.22
452 [싱가폴실록] 035 - 안들려 안들려 문★성 2012.09.09
451 [싱가폴실록] 034 - 가방이 무거워서 file 문★성 2012.09.07
450 [싱가폴실록] 033 - 외국서 맞는 세 번째 생일 [2] 문★성 2012.09.01
449 [싱가폴실록] 032 - 치마를 가리지 않는 여자들 문★성 2012.08.26
448 [싱가폴실록] 032 - 발전의 단계 문★성 2012.08.23
447 [싱가폴실록] 031 - 여기는 나가기만 하면 file 문★성 2012.08.20
446 [싱가폴실록] 030 - 정상적인 삶 문★성 2012.08.19
445 [싱가폴실록] 029 - 몸이 정직해지는 나이 [4] file 문★성 2012.07.22
444 [수필] 비운의 천재 [4] 문★성 2012.07.14
» [싱가폴실록] 028 - 한국에 돌아가면... [4] file 문★성 2012.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