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에도 글 올린 적 있는데 올 2월부터는 싱가폴 현지 통장으로 월급을 받고 있다.
거래은행은 싱가폴 시티은행인데 지난 주말 ATM으로 100달러를
시험용으로 출금해본게 처음일 정도로 지금까지 건드린 적이 없다.
지금 쓰고 있는 신용카드가 한국 통장에 연결되어 있는데다가
처음 싱가폴 넘어올 때 한 이백 만원 정도 환전해서 들고 왔는지라
굳이 여기 돈을 뽑아쓸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간 워낙 돌아다니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다가 곧 필요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 인터넷 뱅킹을 시도해봤는데
이게 또 무척이나 복잡했다. 한국에서처럼 은행에서 인터넷용 공인인증서 카드
하나 받아온다고 되는게 아니었다.
일단 통장 개설할 때부터 현금카드, 체크북, 카드비밀번호가
2-3일 간격으로 각각 따로 발송되어 왔다. 뭐 때문인지 은행에서 바로 받을 수도 없단다.
비밀번호 역시 한국처럼 내가 알아서 등록하면 얼마나 편하겠는가만은
여기는 은행이 알아서 정한 후 위 사진과 같이 인쇄하여보내준다.
그럼 이 번호만 있으면 인터넷 뱅킹이 가능한가? 그렇지도 않다.
일단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면 먼저 카드번호와 위의 비밀번호를
입력하라고 나오는데, 그 다음에는 휴대폰으로 발송한 인증번호를
찍으라고 나온다. 매번 거래할 때마다 인증번호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현지 휴대폰이 없는지라 오직 출금용으로 근처 마트에 가서
18달러짜리 심카드를 하나 사왔고 전화번호도 땄다. 이걸 등록하려고
사이트를 뒤져보니 도통 관련 메뉴를 찾을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시티은행 콜센터에 전화하니 본인확인 차 아래와 같은 것을 물어봤다.
- 카드번호가 무엇이냐
- 풀네임이 무엇이냐
- 여권번호가무엇이냐
- 어머니 성이 무엇이냐(!)
- 최근에 돈을 뽑은 것이 언제이며 얼마를 뽑았는가
무려 질문이 다섯 개였다. 게다가 콜센터 직원이 인도여자라 발음이 쉽지 않아
마지막 질문을 좀처럼 못 알아들어 버벅거렸는데, 아무튼 겨우 기억해서 알려줬더니
처리하는데 4일이 걸리니 다음 주 목요일까지 기다리란다.
그냥 자기네 컴퓨터에 입력하면 되는게 아닌가. 뭐 이리 복잡하단 말인가.
여하간 덕분에 나의 첫 인터넷 뱅킹은 며칠은 더 미뤄질 예정이다.
그리고 이 돈을 한국으로 보내면 환전수수료, 국제송금 수수료까지 적용되어
깎이는게 적지않을텐데 그것도 어찌될지 궁금하다.
생각건대 환전수수료만 몇 만원 나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