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유니품 입으라고 주길래 착샷 해봤다.
전세계 킴벌리 클락 사업장을 이십 군데 넘게 가봤지만
빨간 유니폼을 입는 곳은 싱가폴이 처음.
킴벌리 클락은 대부분 하늘색이나 파란색 단색 티셔츠나 남방,
혹은 같은 색 줄무늬가 들어간 셔츠를 입으니 싱가폴 혼자 튀는데,
재밌게도 성과 역시 무척이나 도드라지고 있다. 위로 튀는게 아니라 아래로 튀어나와 있다는게
문제지만 말이다.
사실 싱가폴처럼 인건비, 물가 비싼 땅에 하기스나 크리넥스처럼
큰 기술 필요하지 않고 단가도 싼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세우는 것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은 결정이었는지 모르겠다. 멀지 않은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지에도 똑같은 제품은 아주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데
굳이 평균 가계소득이 월 600만원이 넘는 이 비싼 나라에서 제품을 만들어낼 이유가 없지.
같은 이유로 독일이나 프랑스 쪽은 일찌감치 공장들 문을 다 닫고 러시아나 체코,
터키 쪽에서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고 한다.
유한킴벌리는 한국인의 '신토불이 스피릿' + 아줌마들의 무한정 아기사랑으로
인해 아직까지는 괜찮은 편인데 이 아줌마들이 중국 제품이나 동남아 제품을
편견없이 사쓰기 시작하면 우리 회사도 아주 어려워지게 될 것이다.
허나 아이 학원비/과외비를 위해서라면 가정부나 대리기사 생활도 불사하는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그 열혈 모성애/부성애를 생각한다면
그래도 아이한테 메이드 인 차이나를 입힐 가정이 그리 급속히 증가하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