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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고 처음으로 큰 선거(총선/대선)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해외거주자 부재자투표 신청시기에는 싱가폴에 있었고
막상 선거일에는 말레이시아에 있게 되었기에 제대로 신청을 할 수 없었던 탓이다.
그래도 요즘 돌아가는 게 제법 흥미로워서 관련 기사라던가 트위터글들을 늘상 읽으며
분위기를 살펴보곤 하는데 아무래도 박빙의 재밌는 승부가 될 것 같아서 기대가 크다.
아무튼 결과를 떠나 인터넷 여론을 살펴 보며 근간에 하나 느낀 게 있다면
예전에 비해 사람들이 정말 무섭도록 상대진영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거다.

부산에 출마한 손수조가 잘못한 게 있는 건 분명하다. 구의원이나 보좌관 등으로
기초부터 닦아나가야 할 처지에 화제몰이 취지로 국회의원 후보가 되었다고 보여지고
실수가 많은 것으로 보아 국민의 대표자가 될 자질이 잘 갖춰져 있는 것 같지도 않다.
그치만 트위터 등에서 볼 수 있는 진보진영의 그녀에 대한 비판 의견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날이 서 있다. 곽노현이나 박원순, 이정희를 옹호할 때와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순 없는 것일까.

반대쪽은 더 하다. 진보세력을 통틀어 ‘친노종북’, ‘촛불좀비’등으로 무시무시하게 까대는데
먼저 ‘종북’이란 말이 참으로 거슬린다. 민노당 계열 중에 물론 주사파도 있어 결국
진보신당이 떨어져나가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과연 진보세력 중 진짜 ‘종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김정일 사진을 보고 꾸벅 절을 하며 회의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정말 한국 공식정당 중에 있다는 말인가. 더불어 미국소 수입, 한미 FTA에 반대하고,
미심쩍은 천안함 사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게 왜 ‘종북', '빨갱이'가 되는 걸까.

보기에 지금 보수와 진보 양쪽은 서로에 대한 미움이라든가 분노가 가득차 있어
제대로 된 논리적인 논의 자체가 불가능한 것 같다. 여전히 정치에 있어서만큼은
우리 나라 사람들은 지나치게 감정적이라는 것이 안타깝다.  

예로 오늘 트위터에 올라온 보수쪽,
KBS  9시 뉴스 앵커를 했던 정미홍씨라는 사람이 올린 글이다.

“손수조 비난하는 분들,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진정으로 긍정적인 열정에 불탔던적이 있습니까?
가슴이 떨리도록 소망하는 목표와 비전을 위해
몸이 부스러질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했던적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손수조에 대해 뭐라고 할 자격있지만,
사실 그런분들은 손수조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번드르르해보이지만 사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는 사실이 국민의 대표자가 될 자질을 보증해주지는 않는다
- ‘긍정적 열정’, ‘가슴이 떨리도록 소망하는 목표와 비전’,’몸이 부스러질만큼 최선을’
  무슨 기준으로 손수조가 이를 가졌고 이것이 그녀만의 특성이라 규정하는 걸까.
- 더군다나 비난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왔냐 아니냐는 그녀를 비판할 자격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 마지막 문장은 온몸에 기운이 빠질 지경이다.대체 어떻게 얻어진 결론일까.

나름 배웠다는 분들이 이 정도니 할 말 다 했다.

아무튼 트위터, 인터넷 댓글 등을 보고 있자니 지나친 비난과
논리없는 주장들로 인해 기분만 착잡해지는 듯 하다. 선거는 참 재밌는 이벤트이긴 하나
이 무식한 좌우 갈등이 쉽게 봉합될 리도 없으니 일단 가능하면 신경을 좀 끄고
그냥 내 일이나 열심히 해야겠다. 일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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