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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내 방에서 바로 보이는 싱가폴 노동부 사진. 매일 밤 늦도록 그들은 일하고 있었다)

KC 싱가폴 본사에서 며칠 일하면서 사람들과 이런저런 애기를 제법 나누었는데,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사람들로 가득한 생산사업장에 비해
본사는 싱가폴에서 나고 자란 중국계 싱가폴인들이 주로 자리를 점하고 있어
대화의 주제나 내용이 많이 달랐다. 역시 싱가폴 같이 복잡하게 구성된 나라는
한쪽 면만 보고 이렇다저렇다 쉽게 말하면 안 되는 거다.
  
특히 차이가 나는 것은 한국에 대한 생각 같은 거였는데,
생산사업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그다지 잘 살지 않는 동남아국가 출신들이다 보니
한국에 대한 아주 높은 평가, 사람에 따라서는 선망에 가까운 호의적 반응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비해 본사에서는 다소 시쿤둥한 반응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경제가 싱가폴보다 한 수 낮은 것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는 사람도 있었고
대놓고 한국이나 일본의 부패 문제를 들먹이며 싱가폴 정부나 기업의
깨끗함을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사실 경제력으로 따지면야 싱가폴이
한국보다 인당 국민소득이 두 배도 훨씬 넘으니 잘 사는 나라가 분명하다.
동남아라고 무시할 개제가 아니라는 소리다.
부패 문제? 이건 정말 할 말 없다. 싱가폴의 숨겨진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려면
아무래도 한참은 여기서 더 살아야겠지만 일단 사람들로부터 듣을 바에 따르자면
여긴 정말 정부가 부패없이 깨끗하게 일한다고 한다.
효과가 있는지는 몰라도 부패 하나 막고자 총리 연봉을 20억,
장관 연봉은 10억씩 준다고 할 정도니 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우리도 총리 연봉을 20억씩 줬으면 이번 돈봉투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여하튼 이런 주장에 공감을 한다면 행정과 경제 두 분야에서 한국은
싱가폴보다 뒤쳐진다는 말 또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비록 한류가 여기도 크게 인기를 끌고 있어 한국 아이돌, 드라마, 영화 등이
어마어마한 인기를 몰고 있으며, 한국 남자들도 덩달아 인기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싱가폴이 한국보다 잘 나가는 점, 한국이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허나 이런 거시적인 관점을 눈에서 뜯어내고 그냥 개인적인 이기심으로 생각해보자면
난 그저 지금의 연봉으로 한국가서 살고플 뿐이다. 국민소득이 2만 달러 밖에 안 되어도,
재계나 정계가 각종 부정부패로 불바다를 이루어고 있어도 그래도 한국 사람은
한국에 살아야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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