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이라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하나의 유기체인지라
몸살로 인해 배가 아플 수도 있고, 반대로 배에 문제가 생김으로 인해
몸살이 뒤따를 수도 있다. 그 앞뒤 전후의 인과관계를 적확히 판별해내고
증상이 아닌 근본 원인에 초점을 맞춰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무병장수,
기체후일향만강의 지름길이 될 진대, 이번에는 하도 오랜만에 아프다 보니,
그리고 애당초 이런 쪽엔 애초부터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 편이다 보니
하루 병가를 내면서도 끝내 증세를 ‘무리한 업무로 인한 몸살’로 착각하고 말았다.
게다가 하루 일 안 하고 쉬다 보니 어느 정도는 몸이 좋아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스스로의 진단이 정확하다라 잘못 짚고 말았던 것이다.
그렇게 하루를 쉬고 금요일에는 정상 출근했는데, 어쨌거나 몸은 조금은 나아진
상태였다. 적어도 내 두 발로 똑바로 서서 걸을 수는 있었으니까. 하지만 여전히 머리는
뇌를 반 정도 뚝 떼내 간 것처럼 아팠고, 식욕은커녕 뭔가를 소화시킬 여력도 없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 끼도 제대로 먹을 수가 없는 상태였다. 하는 수 없이
바나나처럼 길쭉하게 생긴 인도쌀을 푹 고아서 미음처럼 해서 들이켰는데
이마저도 속이 제대로 감당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두통과 복통을 진정시키려
타이레놀, 정로환 등 한국산 약을 몇 번이고 복용하였으나 한류가 인도에는
영 먹히지 않듯 이들도 그다지 기를 펴지 못하였다.
이런 상태가 계속 되니 상황판단을 달리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이건 식중독이다.
구토가 유발되고 혈변이 보여 지거나 손가락이 일곱 개가 되고 미간에 자리 잡은
제3의 눈이 떠진다거나 머리카락이 진초록색이 되고 갑자기 소녀시대 효연이
좋아진다거나 하는 등의 아주 심각한(!) 증상이 아니었기에 초장엔 쉽게 판단하지
못했으나 여러 정황으로 보건대 식중독이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생각하고도 여전히 병원 가는 것에는 많은 고민을 해야 했으니,
첫째는 인도의 의료시스템에 대한 불안 때문이었다.
의료관광객이 한국보다도 열 배 가까이 많은 싱가폴이나 태국에서야 별 걱정 없이
병원으로 향하겠으나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인도에서 내 몸을 의사에게 맡긴다는 것이
탐탁하게 느껴질 리 없었다. 그건 ‘이 사람들 진료는 제대로 성실히 할까’ 정도의
얕은 수준이 아니라 ‘이 사람들 수면제를 먹인 후 내 장기를 적출하여
갠지스 강가 구정물로 씻어낸 후 공동구매로 내다 파는 것은 아닐까’ 하는 수준의
아주 진지하면서도 섬뜩한 고민이었다.
더불어 스스로의 자가치료 시스템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 식중독의 경우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치유되는 것이 보통이다. 가만히 있다고 점점 더 심각해진다거나 하는
류의 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관련 정보를 찾아보니 자극이 될만한 음식을
투여하지 않는 경우엔 대부분의 경우 늦어도 10일 정도면 독소가 다 빠져나가고
자연스레 완치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내가 당장 제법 무거운 배낭을 들쳐 매고 먼 여행을 떠나기로
예정되어 있다는 것. 가뜩이나 고생길을 선예약 걸어놓고 가는 여행인데
몸까지 아프면 비싼 돈 주고 들어간 타지마할 앞에서 엉엉 울어버릴 수도 있는
노릇인지라 결국 버티다 버티다 토요일 오후에 병원으로 가게 되었다.
물론 역시나 예상했던 것처럼 병원 치료 역시 쉽지 않았다.
문성닷컴에서 누누히 말했지만 인도에서는 뭣 하나 쉬운 게 없다.
그 얘기는 다음 편에 이어서 하기로 하자.
배낭 여행 얘기는 언제 하냐고? 뭐, 아무도 기대하는 분 없는데 좀 늦어지면 어떠리.
우선 투병기부터 마무리를 짓게 해주시라.
몸살로 인해 배가 아플 수도 있고, 반대로 배에 문제가 생김으로 인해
몸살이 뒤따를 수도 있다. 그 앞뒤 전후의 인과관계를 적확히 판별해내고
증상이 아닌 근본 원인에 초점을 맞춰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무병장수,
기체후일향만강의 지름길이 될 진대, 이번에는 하도 오랜만에 아프다 보니,
그리고 애당초 이런 쪽엔 애초부터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 편이다 보니
하루 병가를 내면서도 끝내 증세를 ‘무리한 업무로 인한 몸살’로 착각하고 말았다.
게다가 하루 일 안 하고 쉬다 보니 어느 정도는 몸이 좋아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스스로의 진단이 정확하다라 잘못 짚고 말았던 것이다.
그렇게 하루를 쉬고 금요일에는 정상 출근했는데, 어쨌거나 몸은 조금은 나아진
상태였다. 적어도 내 두 발로 똑바로 서서 걸을 수는 있었으니까. 하지만 여전히 머리는
뇌를 반 정도 뚝 떼내 간 것처럼 아팠고, 식욕은커녕 뭔가를 소화시킬 여력도 없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 끼도 제대로 먹을 수가 없는 상태였다. 하는 수 없이
바나나처럼 길쭉하게 생긴 인도쌀을 푹 고아서 미음처럼 해서 들이켰는데
이마저도 속이 제대로 감당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두통과 복통을 진정시키려
타이레놀, 정로환 등 한국산 약을 몇 번이고 복용하였으나 한류가 인도에는
영 먹히지 않듯 이들도 그다지 기를 펴지 못하였다.
이런 상태가 계속 되니 상황판단을 달리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이건 식중독이다.
구토가 유발되고 혈변이 보여 지거나 손가락이 일곱 개가 되고 미간에 자리 잡은
제3의 눈이 떠진다거나 머리카락이 진초록색이 되고 갑자기 소녀시대 효연이
좋아진다거나 하는 등의 아주 심각한(!) 증상이 아니었기에 초장엔 쉽게 판단하지
못했으나 여러 정황으로 보건대 식중독이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생각하고도 여전히 병원 가는 것에는 많은 고민을 해야 했으니,
첫째는 인도의 의료시스템에 대한 불안 때문이었다.
의료관광객이 한국보다도 열 배 가까이 많은 싱가폴이나 태국에서야 별 걱정 없이
병원으로 향하겠으나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인도에서 내 몸을 의사에게 맡긴다는 것이
탐탁하게 느껴질 리 없었다. 그건 ‘이 사람들 진료는 제대로 성실히 할까’ 정도의
얕은 수준이 아니라 ‘이 사람들 수면제를 먹인 후 내 장기를 적출하여
갠지스 강가 구정물로 씻어낸 후 공동구매로 내다 파는 것은 아닐까’ 하는 수준의
아주 진지하면서도 섬뜩한 고민이었다.
더불어 스스로의 자가치료 시스템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 식중독의 경우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치유되는 것이 보통이다. 가만히 있다고 점점 더 심각해진다거나 하는
류의 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관련 정보를 찾아보니 자극이 될만한 음식을
투여하지 않는 경우엔 대부분의 경우 늦어도 10일 정도면 독소가 다 빠져나가고
자연스레 완치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내가 당장 제법 무거운 배낭을 들쳐 매고 먼 여행을 떠나기로
예정되어 있다는 것. 가뜩이나 고생길을 선예약 걸어놓고 가는 여행인데
몸까지 아프면 비싼 돈 주고 들어간 타지마할 앞에서 엉엉 울어버릴 수도 있는
노릇인지라 결국 버티다 버티다 토요일 오후에 병원으로 가게 되었다.
물론 역시나 예상했던 것처럼 병원 치료 역시 쉽지 않았다.
문성닷컴에서 누누히 말했지만 인도에서는 뭣 하나 쉬운 게 없다.
그 얘기는 다음 편에 이어서 하기로 하자.
배낭 여행 얘기는 언제 하냐고? 뭐, 아무도 기대하는 분 없는데 좀 늦어지면 어떠리.
우선 투병기부터 마무리를 짓게 해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