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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의 한 스타벅스)

다시 인도네시아. 주말에 할 일도 없고 해서 스타벅스를 들렸다.
라마단 (무슬림들의 금식기간) 중이라 그런지 주말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안은 텅 비어 있었고 몇 안 되는 외국인들과 비무슬림계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간간이 보일 뿐이었다. (라마단 기간에 무슬림들은 해 떠 있는 동안에는 물도 마시지 못한다)

그리고 어김없이 들려오는 한국말!
이번에도 두 시간 동안 한국사람 다섯 명은 족히 봤다.
싱가포르에서도 방콕에서도 그랬는데 이런 대도시의 스타벅스나 커피빈과 같은
유명 커피전문점에서는 한국사람 마주 치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대부분은 여행 온 듯한 젊은 여자분들인데, 나도 그렇지만 젊은 한국사람들의
커피전문점 사랑은 참으로 각별한 듯 하다.

한국사람을 어떻게 식별하느냐 물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외국에서
한국사람, 특히 여자들 구분하기는 참으로 쉬운 일이라 그냥 몇 십 미터 밖에서 봐도
단박에 알아차릴 정도다. 얼굴 생김새 자체야 중국계/일본계와 크게 다르진 않은데
행색이 아주 확연히 구분되기 때문이다. 주로 머리스타일, 옷차림 등에서 그러한 차이가
쉬이 감지되는데, 안 좋게 말하면 그만큼 한국사람들의 패션이 유행에 따라
획일화되어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이곳 동남아에서는 그 패션을 동경하여
‘코리아 패션샵’ 같은 게 성행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동남아에서의 개인적인 경험에 의거하자면 두 명 이상으로 패를 지어 다니고,
그 중 루이비똥 같은 티가 나는 명품백을 들고 있는 여자들이 반 이상이라면
그 사람들은 모조리, 백 퍼센트 한국 사람이다. 이 기준에 의거했을 때
지금까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 조금 전 싱가폴 창이 공항 라운지에서도 그랬는데,
갈색 루이비똥 가방을 똑같이 들고 있는 젊은 여자 두 명이 앞을 스쳐 지나가길래
저거 한국사람이구나 싶었는데, 역시나 곧 ‘그래서 내가 어쩌구저쩌구’ 하는
우리말이 들려왔다. 아주 잘 들어맞는 신통한 기준이다.

결론은?
한국사람들은 커피전문점과 명품백을 어마어마하게 사랑하여
외국에서도 티 팍팍 난다는 거다. 안 믿기시면 한 번 직접 확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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