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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즐겨 먹었던 인도 요리 '로띠'. 2000원이면 카레까지 덤으로 먹을 수 있다)


7월 1일부터 오늘까지 식생활을 위해 쓴 돈 -

회사밥, 외식, 마트 장보기, 편의점 간식 등등 다 합쳐서 고작 51,000원이다.

(직장 동료들에게 '쏜' 사교비류는 제외)

이달 들어 독한 마음 먹고 몸매 관리를 하다보니

주로 과일로 끼니를 떼우거나 아예 거르는 경우가 많아서 식비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긴 했지만 아주 고무적인 숫자라 생각한다.

더불어 7월 24일까지 쓴 돈 총계가 작년 같은 날짜 기준으로 봤을 때

2백 만원이나 덜 쓴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니 동남아 저렴물가 덕을

톡톡이 보고 있는 셈이다.

(작년 이맘 때 머물렀던 대만은 한국과 크게 물가차가 나지 않았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절약'을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아직 집을 장만하지도 않았고 중형차를 뽑은 것도 아니기에 은행빚이나 할부,

마이너스 통장도 없고, 돈 쓴다고 잔소리 할 마누라가 있는 것도 아니니

유한킴벌리에서 자리 좀 잡은 다음부터는 그냥 먹고 싶은 것 먹고,

사고 싶은 것 적당히 구입해가며 편하게 지내왔던 거다.  

애당초 펑펑 과소비하는 스타일도 아니니깐 말이다.


하지만 가계부에 빛나는 예쁘장한 51,000원이라는 숫자는

크게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커다란 고개를 마침내 넘은 것 같은

희열감을 줌과 동시에 의도하지 않아왔던 일을 의도해야 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묘하게 뒤틀린 동기부여까지도 선사해주고 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제대로 한 번 절약해볼까?


...하지만 나는 안다. 이제 다음 주 한국 들어가면 불과 며칠 사이에

이를 가뿐히 능가하는 거금을 식비로 지출하리라는 것을.

관평동 롯데마트에서 장 한 번 보면 최소 3~4 만원,

봉산동 패밀리마트에서 먹을 것 몇 개 고르면 만 원은 기본으로 나오는게

한국 아니던가. 아 무서워라. 한국 사람들은 그 물가에 어찌 사는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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