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탄 기차)
내가 사는 곳에서 말레이시아의 수도인 쿠알라룸푸르까지의 거리
- 승용차를 타면 : 세 시간
- 고속버스를 타면: 네 시간
- 기차를 타면: 다섯 시간 반
아아, 저 빛나는 대중교통의 위력이란!
게다가 기차는 깔끔하게 한 시간 반 정도 연착까지 되어 시간은 고속 버스의
두 배가 걸렸다. 혼자 다닌 여행이었는지라 나중에 회사사람들한테
기차 타다가 속에 불이나 화력 발전소 차릴 뻔 했다고 했더니
세상에, 그걸 왜 타냐고, 느려 터진데다가 연착까지 밥 먹듯이 되는 걸 왜 타냐고
황당한 표정을 짓는 거였다.
근데 한국인 입장에서는 터미널에서 목적지가 근접해 있는 경우라던가
기차 좌석이 불편해서 우등버스의 넓고 편한 좌석을 찾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기차가 더 빠르고 낫다라고 생각하잖은가. 시속 300KM로 달려주시는
KTX님도 계시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상식을 외국에서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 이곳 사람들은 버스가 기차보다 빠른 거라고
아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알고 있던 많은 상식常識들이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常'식이었음을
여기저기서 다분하게 깨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