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든 쉽게 볼 수 있는 라이브밴드. 하다못해 스타벅스에서도 밴드가 연주하는
곳이 인도네시아다)
어느 나라든지 간에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가보지 않고 알 수 있는 것보다 월등히 많다라고
생각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이 주일 지내면서 알게 된 것들이다.
1.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 5천만 명에 육박하여 중국, 인도, 미국 다음으로 많은 나라다.
그리고 그 많은 사람 중 90%가 무슬림이니,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는 중동이 아니라
동남아에 있는 셈이다. 여기까지는 인터넷으로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
3. 하지만 그리 엄격한 무슬림 문화를 가지고 있지는 않으니 시내 나가보면 얼굴은
무슬림인데 히잡 쓰지 않고 있는 여자가 반은 넘는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물어봤더니 쓰든 말든 '선택'이란다. 말레이시아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4. 게다가 크리스마스는 물론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일까지 국정공휴일이다.
신기한 이슬람 국가다. 하다못해 점심시간에 BGM으로 '저들밖에 한밤중에'의
캐롤버전을 틀어놓은 무슬림 아주머니도 봤다.
5. 무슬림이라 해도 말레이시아 사람들처럼 이름에 무함메드, 압둘라를 붙이진 않으며,
아예 '성'이 없는 사람도 꽤나 많다. '내 이름은 철수야' '그래? 성은 뭐니?'
'성? 그런 것 없어 그냥 철수야' ...... 이런 식이다
6. 거리의 자동차의 태반은 카니발 같은 RV카다. 픽업 트럭이 많은 태국과
세단이 주를 이루는 말레이시아와는 또 다른 모습. 그리고 그 대부분이 도요타고
한국차는 보기 쉽잖은 곳이다. 인구도 이렇게나 많고 차도 이렇게나 많은데
현대기아차는 뭐한 건가. 아쉬워라.
7. 남자이름을 부를 땐 Pak, 여자이름을 부를 땐 Ibu(결혼한 여자에게만)를 붙여준다.
공손의 의미로 태국의 Khun과 비슷하다. 태국에서는 쿤성! 이라 불렸고 여기선 빠성!
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아, 이런 거 듣고 있자니 재미있어 발을 동동 구르고 싶을 정도다.
8. 인도네시아는 인도와 아무 관련이 없다. 나라 이름도 비슷하고 (물론 인도는
한국식 명칭이지만) 통화마저도 '루피아', '루피'로 비슷하여 의문을 품었으나
회사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황당하다는 눈초리로 날 바라보았다. 쳇.
교통체증은 심하고 관광할 곳 없어 객관적으로는 참으로 재미없는 도시 자카르타지만,
외국인에게 흥미롭지 않은게 뭐가 있으리요. 호텔에서 거리만 바라봐도,
티비만 틀어도 새로운 세상은 배울 것 투성이로 다가오잖은가.
관심을 가지고 손을 내밀기만 한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