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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단상] 그들과 난 달라

문★성 2011.05.10 21:52 조회 수 : 101





문성닷컴에 위의 여자애들이 어느 걸그룹인지
단숨에 알아챌만큼 어리신 분은 안 들어오리라 생각하는데(왠지 구슬프군)
아무튼 한국 노래가 좀 고픈 나머지 '나는 가수다'와 더불어
주말 젊은 애들용 음악 프로그램을 하나 다운 받아 보다보니
얘네들 (누군지 이름은 안 갈쳐줄테야) 노래가 제법 들큼하게 다가왔다.
가사가 꽤나 성가시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른 여자와 비교하지마, 난 그들과 달라. 그러니까 나한테 와'

... 이런 내용인데, 무슨 이유라도 있는가 싶어 전후 가사를 되짚어보니
아무 근거도 달아놓지 않았다. 그냥 자기는 흔치 않은 타입이고
누구보다 당신을 더 사랑해줄 수 있는 특별한 여자다라는 얘기를
수식어만 바꾸어 구구절절 반복할 뿐이다. 아이돌 후크송이 다 그렇지만 말이다.

아무튼 저런 식으로 '난 특별해'라고 스스로를 내세우는 것은 모름지기 이성관계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태도이긴 하다. '저는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평범하게 자랐고
지금은 평범한 회사에 다니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예요'라고
정말 평범하게 생긴 사람이 말한다면 그에 반할 만한 이성이 누가 있겠느냐는 거다.

그렇다고 하잘 것 없는 인생을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위의 노래처럼
난 특별해, 난 달라 라고 줄창 우겨대기만 한다면 뉘라도
'아 그러세요. 좋으시겠어요'라고 앞에선 대충 얼러놓고서는
몰래 손사래를 치며 뒷걸음으로 문워크를 추며 도망치고 말 것이다.

꼭 이성문제 뿐만이 아니라 취업이라든가 영업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자기를 PR하는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얘기일 것이다.
'전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며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입니다' 라고 우겨대면서
실상 학점은 형편없고 족적이라곤 온라인 게임 길드 운영 한 것 밖에 없으며
영어 시켰더니 오겡끼데스까? 오끼겡데스까? 이러고 있다면
아마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낙방 소식을 '최선을 다해'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신감을 갖되 그에 마땅한 이유들을 댈 수 있어야 한다.
천운으로 휘영청 빛나는 외모를 가졌다거나 만 열 아홉 살 때부터 외제차
끌고 다니는 재력을 동반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야 말할 것도 없지.

...'노력', 이것 외에는 다른 수가 없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을 정말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약.
처방전 없이 누구나 공짜로 구입할 수 있지만 복용기간이 긴게 단점인 바로 그 약.

이름은 끝까지 밝히지 않는 저 언니들도,
자기들보다 훨씬 예쁜 에이핑크(!)보다 특별하게 보이려면 눈물 흘리면서
노력 더 해야할 것이고, 그래서 언젠가 '나는 가수다' 같은 프로그램에 나오게 된다면
어느 누구도 저런 노래를 콧잔등으로 비웃진 않을 것이다. (이번엔 비웃어서 미안해요)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말할 것도 없지.
얼른 이 글 마무리 짓고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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