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창문 열고 찍은 사진. 아파트 하나 보이지 않는 멋진 동네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이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사실, 아시는지?
어떻게 보면 매우 가까운 두 나라지만 온지 얼마 안 된 내게도 둘의 차이는
선명히 감지된다. 몇 가지만 정리해보자면,
1. 물가. 말레이시아가 훨씬 비싸다. 후줄근한 식당에 가도 6~7천원 나오기도 해서
깜짝 놀란 적도 있다. 물론 한국보다야 많이 싼 편이지만 태국이나 베트남에서처럼
환상적인 저가를 경험하기는 쉽지 않은 듯.
2. 무슬림인 말레이시아계가 60%, 중국계가 30%, 인도계가 10% 정도 차지하고 있는
다민족국가. 핫팬츠에 머리 염색하고 돌아다니는 중국계 여자들 옆으로
땅바닥을 쓸고 다니는 길이의 촌스러운 치마와 그 못지 않게 촌스러운 보자기를
덮어쓰고 걸어가는 말레이시아계 아가씨들이 너무도 안 되어 보인다.
3. 영어 하나는 참 잘 한다. 어딜가도 의사 소통이 쉽지 않았던 태국과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웬만한 사람은 툭툭 영어 쉽게도 쓰더라. 하지만 싱가폴 영어(싱글리시)
와 상당히 비슷하여, 희한한 표현을 자주 쓴다. '오케이라~'는 여전히 듣기 좀 껄끄럽네요.
4. 날씨 참 변덕스럽다. 천둥치고, 벼락 떨어지고 비가 미친듯이 오다가
어느새 너무 빤짝빤짝 눈이 부셔 노노노노노, 화창하게 개는 날씨가 반복되고 있다.
이 역시 지척에 있는 싱가폴과 무척이나 닮은 듯. 태국은 우기가 아니라서 그랬겠지만
일주일에 비 한 번 보기가 힘들 정도로 날씨가 끊임없이 맑고 또 맑았었다.
5. 음식은 맛있긴 한데, 역시나 태국음식보다는 별로다.
그 다채로움을 어찌 따라가리요. 게다가 여기 있는 동안은 무슬림들과 주로
생활하기 때문에 당분간 돼지고기는 구경도 못할 성 싶다. 안 그래도
벌써부터 거의 매일, 아니 매 끼니마다 닭고기만 먹고 있다.
(소고기는 또 왜 없는건데, 비싸서?)
일단 요 정도만.
지금으로서 가장 관심이 가는 건 본격적인 무슬림 국가라는 거랑,
다민족 국가라는 거다. 그리고 싱가폴과 비슷하지만 여러 면에서
많이 뒤떨어져 있다는 건데, 업무와는 별개로 이런 내용들을 좀 파들어갈 생각이다.
색다른 문화를 접하면서 내 안의 내가 한뼘 더 성장하길 바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