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태국의 유명한 음식 '쏨땀'. 일종의 샐러드인데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언변에 아주 능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한 번의 끊김도 없이 긴 문장을 말끔하게 말하기란 쉽지 않다.
혀와 입술의 움직임과 더불어 계속해서 머리는 다음 단어, 다음 문장을 생각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이 두 기능의 연결은 어느 정도의 시간차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는 말 도중에 '저...', '어...', '에...' 와 같은 별 의미없는 짧은 음절들을
넣으면서 일종의 시간 벌기를 하곤 한다.
일본사람의 경우 '아노...'라는 말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미국의 경우 '앤다이...', '소우...' 등을 쓰는 것을 보아왔다.
중국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같은 민족인 대만의 경우 우리 말로 '저기'를 뜻하는
'쩌꺼...'라는 말을 이 경우에 많이들 쓴다. 주로 아저씨들이 쓰는 말이지만 말이다.
그럼 태국의 경우는 어떨까.
태국말의 경우 언뜻 들으면 중국말과 비슷하기도 한데,
중국말에 ㄲ, ㄸ, ㅃ, ㅆ 와 같은 된소리가 많이 들어가는 것에 비해
ㅋ, ㅌ, ㅍ, ㅊ와 같은 탁음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감사합니다'를 뜻하는 '캅쿤캅~'만 봐도 알 수 있다.
중국말이 조금 찐뜩하고 기름기가 있는 편이라면
태국말은 둔탁하고 거친 느낌 이랄까.
사실 듣기엔 두 나라 말 모두 썩 예쁘게 들리지는 않지만 말이다.
이런 말의 특성 때문인지 태국 사람들은 앞서 말한 말 이음을 위해 주로
'크....'를 쓰는 듯 하다. 누가 가르쳐 준게 아니라 내가 들은게 그렇다는 거다.
"그래서 말이지...크.... 내가, 크.... 거기를 갔었는데, 크...."
이런 식으로 말을 한다는 소린데,
그나마 알아듣는게 '크' 밖에 없어서인지 더 잘 들리는 것도 같았다.
아무튼 재밌다. 큰 의미도 없이 자연스럽게 내는 말 이음용 어절까지도
이렇게 각 나라말의 특징을 뚜렷하게 지니고 있으니 말이다.
오늘은 크... 이만 글을... 크... 줄일까 한다.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