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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운 중학교 2학년 때 반골 기질이 있던 교회 친구 하나가
예배 끝난 후 교회건물 뒷쪽 벤치에서 암바싸를 홀짝이며 해준 말을 아직 기억한다.

"성아. 교회의 일이 백프로 다 하나님의 일은 아닌거야"

순진무구하던 당시로선 아주 충격적인 소리였는데
집에 돌아가 한참을 고심해본 끝에 녀석의 말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교회가 하나님의 일을 해야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인간적인 해석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느 조직과 마찬가지로 리더의 사상, 성향, 기질 등이 반영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본질적 의미를 떠나 왜곡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었다.

요즘 기독교 어르신들을 보고 있자면 다시금
열네 살 그 시절에 내린 결론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기네 논리가 하나님의 논리라고 생각하니까
조계사 앞에서 '부처를 믿으면 공산당'이라느니 하는 난동을 부리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수쿠크법을 '한국여자들이 첩이 될 수 있다'는
황당한 논리로 견강부회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가지 이슈들로 인해 여론이 기독교를 고깝게 보고 있는 이 때,
끝까지 대통령 하야발언, 대통령 무릎 꿇리기 등으로 강경하게
고개를 쳐들고 나가는 것 또한 마찬가지의 이유일테다.

하나님의 일이란 게 무엇인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 아니겠는가.
지금 기독교 어르신들의 행보는 그리스도의 사랑은 깡그리 잊어버리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지배'하려는데 혈안이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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