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의 회사밥은 태국에서의 회사밥에 비하면
정말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후달리는 수준이었다.
그 어느 나라를 가도 그 어떤 스타일의 음식을 먹어도
고향의 손맛으로 착각하여 모든 그릇을 깨끗하게 비워대는 내가
몇 번이나 밥을 남길 정도였으니 심각할 정도로 맛이 없었다는 거다.
하지만 회사를 벗어나 밖에서 사먹는 식사는 태국 못지 않게 괜찮았는데
특히 본토에서 접한 베트남 쌀국수는 지금도 그리워질 정도다.
양도 많고 고기도 보시다시피 제법 많이 썰어 넣어주는데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고작 2천원 조금 넘는 정도! 한국에서는 비슷한 메뉴가 7~8천원이니 진짜 싼 거다!
그리고 월남쌈 비스무레한 음식을 먹은 적이 있는데,
재밌었던 건 라이스페이퍼를 우리처럼 물에 적시지 않고 뻣뻣한 채 그냥 먹는다는 거다.
침으로 녹여서 먹으라는건지, 아니면 위산이 녹여줄 거라 기대하는 건지는 몰라도
확실히 먹기 쉽지는 않더라구. 허나 이 역시 좋다고 신기하다고 싸그리 다 먹었다.
밖에서는 이렇게 잘 먹고 다녔으니
아무리 회사밥이 군대 짬밥보다 더 형편없었다 할 지라도
전반적인 베트남 음식에 대해 불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근데 회사밥은 왜 그 모양 그 꼴이었을까.
점심시간이 두려워진 건 베트남이 처음이었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