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이 부는 것은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가 마찬가지이지만
베트남이 싱가폴, 태국과 확연히 다른 점은
한국 식료품들을 정말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 전용이 아닌, 그냥 길거리에 흔히 보이는 평범한 슈퍼에 갔는데
사진에서 보이는 것을 포함하여, 각종 브랜드의 한국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등이
가득했다. 라면은 감자면 같은 것도 있었고 아이스크림은 월드콘에
설레임까지 종류 별로 구비해놓고 있었다.
일본 식료품도 적지 않았지만 그 수가 비교가 되지 않는 것을 보니
오리온, 농심, 오뚜기 등 한국 식료품 업계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듯 했다.
한 가지 재밌었던 것은 초코파이의 경우 사진에 보이는 베트남산 초코파이와
한국에서 직수입한 '정' 초코파이를 동시에 볼 수 있었는데
수입품, 그러니까 우리로 말하면 '국산'이 두 배 가까이 비쌌다.
베트남산도 맛은 뭐 다를 바 없더라만은.
그러고보니 초코파이는 회사에서도 간식으로도 챙겨주길래
물어봤더니 베트남에서 꽤나 인기가 많은 모양이더라.
아무튼 이러한 현상은 정말 큰 마트 아니고서는
한국 식료품 찾아보기 쉽지 않았던 태국과 많이 달랐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미 태국 사람들이 워낙 식성이 민감하고
자기네 음식에 프라이드가 강해서가 아닌가 싶다.
게다가 이상할 정도로 비싼 수입품들의 가격도 일조를 하는 듯 한데,
태국 물가는 베트남보다는 조금 비싸고, 싱가폴보다는 훨씬 싼 편이지만
수입품들의 가격은 제일 비싸다. 너구리 한 봉지가 3천원 가까이 하고
미국산 스팸 한 캔이 8천원 가까이 할 정도니까. 국내기업들을 보호하려고
관세를 많이 때리는게 아닌가 싶다.
여하간 베트남에 온 첫 날 이런 고향(?)의 음식들을 만나게 되어 꽤나 반가웠다.
한 때 정말 주식처럼 먹어 꼈으나 한동안 끊었던 초코파이는
결국 베트남에서 두 박스나 먹어치우고 왔다.
...덕분에 살이 조금 붙은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