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만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나이지만 하나 호감 가지 않는 점이 있는데
바로 아주 공공연히, 당연시 여겨지는 게이문화였다.
그게 정당하냐 안 하냐 와는 상관없이 그저 내 개인적 불호감에서 비롯된 것인데,
그러려니 하고 이해를 하려고 해도 길거리에서 손잡고 걸어가는 남자와
마주칠 때는 못내 불쾌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태국 사람들에 대해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하나 있는데,
여자들의 외국 남자에 대한 호감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들은 바로는 태국 남자들이 꽤나 질이 안 좋아서 자국 남자들보단 외국 남자를
선호하는 것이라고 하던데 이를 감안한다 할지라도 길거리에 넘쳐나는
늙다리 서양 남자와 젊은 태국 여자로 구성된 커플들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방콕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배가 임산부 두 배 쯤은 족히 나오고
머리는 거의 다 빠지고 없는, 정년퇴직 한지 몇 년은 족히 되셨을 듯한 서양 할아버지들이
자기 딸보다 더 어려 보이는 젊은 여자와 손을 꼭 잡고 쇼핑을 하는 것을 쉽사리 볼 수 있다.
아니 굳이 길거리 나갈 필요 없이 당장 내가 사는 아파트만 하더라도
외국인과 동거하는 태국 여자가 두 명이나 되며 여기 여직원들 중 두 명도
외국 남자와 사귀는데 그 중에 한 명은 상대가 육십이 넘은 호주 사람이라고 들었다.
내 업무를 도와준 통역사 아가씨도 은퇴한 서양 남자와 방콕에서 동거 중이고,
나랑 같이 일하는 외국 사람 중 한 명도 그새 영어를 배우고 싶다고 접근해온
태국 여자와 만나고 있는데 그러는 와중에도 편의점 같은 데서 말 걸면서
술 한 잔 하자는 여자가 있다고 귀띔해주곤 한다.

심지어 나도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만나자고 식당 등에서
전화번호 건네준 처자가 두 명 있었고 당신 같은 한국 남자면
이곳에서 여자친구 구하기 엄청 쉬울 거라는 얘기를 예닐곱 번은 족히 들었다.
처음에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감이 잘 안 잡혔었는데
석 달 정도 있다 보니 이제는 알겠다.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제법 많은 수의 젊은 태국 여자들은 외국 사람이라면 전진 기어 후진 기어 가리지 않고
일단 악셀 밟고 본다는 거다.

왜 그러는지 당사자들과 직접 얘기해볼 시간이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보고 들은 것을 정리해보면 돈 때문이기도 하고, 그냥 외국 사람들이 좋아서
그런 것이기도 한 것 같다. 그런 의도는 이해한다만은 안쓰러운 것은
그런 커플들 중에서 남녀의 나이대가 같다거나 남자 쪽이 준수해 보인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그런 남자들은 굳이 말도 안 통하는 태국 여자들과
만날 필요가 없으니 꼬셔도 넘어오지 않고 그러다 보니 결국 인기도 없고 일도 없어서
태국에 와서 돈 쓰고 놀고 있는 중장년, 할아버지들하고만 만나게 되는 것이다.

늘그막에 성공한 사람들이 그때까지 같이 어려운 고비를 함께 넘기며 살아온
현모양처를 재활용품 내버리듯 팽개치고 새로이 얻은 젊은 아내를
마치 인생 승리에 대한 부상과 같다고 해서 ‘트로피 와이프’라 부른다.
그저 상대가 외국 사람이라는 것에 기뻐하며 아버지, 할아버지뻘의 늙은 남자와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태국 여자들은 스스로가 어느새 트로피화 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있을까? 아니, 그들의 관계 자체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포장이 되어 있긴 한걸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42 [베트남실록] 002 - 넘쳐나는 한국 식료품 file 문★성 2011.02.06
341 [베트남실록] 001 - 베트남에 오다 [2] file 문★성 2011.02.05
340 [태국실록] 022 - 설날을 태국에서 맞이하는군요 [2] 문★성 2011.02.03
339 [태국실록] 021 - 동남아에 남기로 하였습니다 [2] 문★성 2011.01.31
338 [태국실록] 020 - 혼합물과 화합물 file 문★성 2011.01.23
337 [태국실록] 019 - 태국에서 버스타기 [4] file 문★성 2011.01.12
336 [태국실록] 018 - 아이유 별로야 [3] file 문★성 2011.01.11
» [태국실록] 017 - 태국 여자들의 이상한 취향 문★성 2011.01.09
334 [태국실록] 016 - 다시 비행기를 타며 [2] file 문★성 2011.01.08
333 [태국실록] 015 - 연말의 복잡한 기분 [2] 문★성 2010.12.30
332 [태국실록] 014 - 우리도 큰 녀석이 필요합니다 [2] file 문★성 2010.12.11
331 [태국실록] 013 - 젊음의 알리바이 file 문★성 2010.12.11
330 [태국실록] 012 - 태국에서의 한국의 인기란! file 문★성 2010.12.11
329 [태국실록] 011 - 개조심합시다 [4] file 문★성 2010.11.28
328 [대만실록] 053 - 작금의 반한감정에 대한 친구의 편지 [3] 문★성 2010.11.28
327 [태국실록] 010 - 연평도 교전에 대한 단상 file 문★성 2010.11.25
326 [태국실록] 009 - 권위에 대한 인정 file 문★성 2010.11.21
325 [태국실록] 008 - 손을 모아 인사해요 [4] file 문★성 2010.11.21
324 [태국실록] 007 - 트위터를 시작해요 문★성 2010.11.20
323 [태국실록] 006 - 영어가 영어로 들리지 않으니 이 일을 어찌합니까 [4] file 문★성 2010.11.09
322 [태국실록] 005 - 아무 것도 알아먹을 수 없어 [4] file 문★성 2010.11.05
321 [태국실록] 004 - 생각과는 다른 태국 file 문★성 2010.10.31
320 [태국실록] 003 - 태국사장님과 빡빡이 내기 [4] file 문★성 2010.10.30
319 [태국실록] 002 - 관광 따윈 내게 중요하지 않아 file 문★성 2010.10.25
318 [태국실록] 001 - 좋은 방에서의 시작 [2] file 문★성 2010.10.24
317 [싱가폴실록] 020 - 싱가폴, 마지막 file 문★성 2010.10.23
316 [싱가폴실록] 019 - 싱가폴이 잘 나가는 이유 2 file 문★성 2010.10.21
315 [싱가폴실록] 018 - 싱가폴이 잘 나가는 이유 1 file 문★성 2010.10.17
314 [싱가폴실록] 017 - 무슬림에 대해 얘기해보겠어요 문★성 2010.10.15
313 [싱가폴실록] 016 - 살고 싶은 나라 file 문★성 2010.10.12
312 [싱가폴실록] 015 - 안녕하세요 악성코드여요 file 문★성 2010.10.06
311 [싱가폴실록] 014 - 아이패드와 함께 한 하루 file 문★성 2010.10.03
310 [싱가폴실록] 013 - 싱가폴에서 볼링 드럽게 못치다 file 문★성 2010.10.02
309 [싱가폴실록] 012 - 아이패드를 사다 file 문★성 2010.09.30
308 [싱가폴실록] 011 - 이상해 싱가폴 남자들 file 문★성 2010.09.29
307 [싱가폴실록] 010 - 동남아시아 사람들에 대한 느낌 file 문★성 2010.09.26
306 [싱가폴실록] 009 - 일하느라 밤을 새면서 얻은 깨달음 [2] file 문★성 2010.09.20
305 [싱가폴실록] 008 - 부실한 식사 file 문★성 2010.09.12
304 [싱가폴실록] 007 - 싱가폴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한국차 file 문★성 2010.09.07
303 [싱가폴실록] 006 - 나는 한국사람 [2] file 문★성 2010.09.04
302 [싱가폴실록] 005 - 싱가폴의 물가 [2] file 문★성 2010.08.29
301 [싱가폴실록] 004 - 별로네 [8] file 문★성 2010.08.28
300 [싱가폴실록] 003 - 프로젝트 멤버구성 [1] 문★성 2010.08.22
299 [싱가폴실록] 002 - 첫인상#2 [4] file 문★성 2010.08.22
298 [싱가폴실록] 001 - 첫인상#1 [2] file 문★성 2010.08.19
297 [싱가폴실록] 000 - 다시 시작 [3] file 문★성 2010.08.16
296 [화요단상] 나이 들면서 잃는 것들 [2] 문★성 2010.08.08
295 [화요단상] 치료는 끝이 없구나 문★성 2010.08.02
294 [화요단상] 문성닷컴 폐쇄 [7] file 문★성 2010.07.25
293 [수필] 집, 자동차, 그리고 가방 [9] 문★성 2010.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