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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아시아 국가를 다니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음을 줄곧 느껴왔지만
태국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정말 특별하다. 뜨겁다. 관심을 넘어 애정에 가깝다고나 할까.

TV 프로그램 얘기부터 해보자.
미팅에서 만난 본사 마케터, 우리 결혼했어요를 매주 따운 받아본다고 하더라.
나보고 니치쿤(닉쿤)과 빅토리아가 곧 헤어지지 않겠느냐고 하던데
그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는지라 얼버무리느라 혼났다.
기술 고문 컨설팅 역할을 하는 아저씨는 자기 딸이 ‘아웃팅 오브 패밀리’를
너무도 좋아한다고 하길래 뭔가 한참 생각했었다. 이거, ‘패밀리가 떴다’였다.
인사부 아주머니, 마흔이 넘은 나이지만 꽃보다 남자 이민호를 너무너무 좋아한다고
내 앞에서 스카이 콩콩을 타듯 방방 뛰어대셨다. 요즘은 개인의 취향을 열심히 보고 있다고.
‘인디비주얼…음음, 퍼스널.... 프리퍼런스?’ 하며
제목을 정확히 말씀 못하시길래 ‘게이?’ 그랬더니 ‘예스! 게이!’
그러면서 다시 방방 뛰셨다. 그리더니 위 사진에서의 DVD(불법DVD다)를
쥐어주면서 주말에 좀 보라고 하시던데, 한국에서도 안 보는 드라마를
여기 와서 보겠냐 만은 태국 자막이 붙은 걸 보니 왠지 뿌듯한 기분이었다.

한국의 상품들도 참으로 많이 들어와 있고 인기도 많다.
삼성 핸드폰이나 엘지 가전제품이야 전 세계인이 쓰는 거니 생략하고,
화장품 중에서는 에뛰드와 스킨푸드의 인기가 어마어마하다.
지난 번에 잠깐 한국 들어왔을 땐 여기 생산부서장에게 부탁 받아
스킨푸드를 십이 만원 어치나 사주었었는데 다음에 한 번 더 사달라고 부탁받았다.
한국에서의 스킨푸드의 인기는 예전같지 않잖아? 근데 여기는 난리다.
백화점이고 어디고 매장이 우리나라보다 많아 보인다.

잠깐 같이 일했던 통역사 아가씨는 요즘 태국 젊은이들의 유행 따라
명품백에 두 시간은 족히 걸렸을 듯한 진한 화장을 한, 가끔씩 모델일도 한다는
나름 화려한 여성이었는데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한국 화장품을 꺼내더니
이거 자기한테 너무 잘 맞는다고 자랑을 하는 거였다. 이름이 자루였나 자무였나.
통에 붙어있는 스티커에서부터 싸구려티가 풀풀 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네이버에 쳐봤는데 한국어로 치든 영어로 치든 단 한 건의 검색결과도 안 나오더라.
그런데 이 통역사 아가씨. 이 제품 한국에서 좀 사다줄 수 없느냐고 부탁까지 하는 거였다.
저기, 이 사람아. 내가 당신 위해 시장바닥 훑고 다니리?
네이버도 못 찾는 걸 내가 어떻게 찾냐고?

백화점으로 가보자.
많지는 않은데 사진처럼 아예 한국 스타일 전문점이라고 정식 매장까지 열어놓기도 했다.
그것도 한국 일반 백화점의 세 배는 됨직한 어마어마한 대형 백화점의
단독 매장으로 말이다. 젊은 사람들이 한국 스타일 따라가려고 애쓴다라던
회사 사람의 말이 절로 이해가 되었다.

이외에 요즘 한류의 선봉장이라 할 수 있는
아이돌을 위시한 음악 또한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고 있단다.
닉쿤의 인기야 뭐 동족이니 말할 것도 없지만, 박재범이 방콕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고
할 정도면 전반적인 한국 가수들의 인기가 자연스럽게 가늠이 된다.

다만 아직까지 자동차와 음식 쪽에서는 그다지 강하지 못하여,
일본에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도요다와 혼다가 가득한 길거리에 현대기아차 찾아보기가 무지 힘들며,
식당가에서도 일본 식당 수의 10%가 될까 말까 할 정도로 한국 식당이 적다.

자동차야 아직 현대기아차가 이쪽 시장을 제대로 뚫지 않아서 그런 것일테지만
음식 쪽은 여전히 아쉽다. 대만에서도, 싱가폴에서도 한국 음식점 보기가 쉽지 않았었거든.

다른 분야에 비해 음식의 세계화는 아직 요원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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