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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 처음 온 날 호텔에 들어설 때
입구에서 두 손을 단정히 모은 후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는
(이쁜) 호텔 직원의 모습에 좋은 인상을 받았었다.
허나 그 때는 그냥 호텔이니까 외국 손님용으로 다소 오버하는 것 뿐이라 생각했었다.
더군다나 그 여직원은 전통복장까지 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는 한국인이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하는 것처럼
아주 일상적이고 일반적인 태국인들의 인사방법이다.
TV 뉴스를 진행하는 사람들도, 레스토랑에서 우리를 맞이하는 종업원도
너나할 것 없이 먼저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 후 자기 일을 시작한다.
드라마에서도 나이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게 되면
우리나라 애들이 고개를 숙이며 '안녕하세요!'하는 것처럼
출연자들이 합장을 하며 '사와딧캅!'이라고 하는 걸 볼 수 있다.

보수적이며 예의범절을 많이 따지는 나로서는 이런 인사법이 싫을리 없어
자주는 아니지만 회사 사람들에게 가끔 써먹고 있는데,
반응도 좋고 좀 더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것 같아서 나부터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스님들이 주로 이렇게 인사를 하고 태국도 불교국가니까
처음에는 아무래도 불교식 인사법이 아닌가 싶어 조금 꺼려지기도 했었는데
직접 태국사람한테 물어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더라.
유래는 불교와 관련이 있어 보이긴 하는데 그게 오랜 기간 지속되다보니
국민 고유의, 전통의 풍습으로 자리 잡게 된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미 종교의 손은 벗어난 것이나 다름없지.

아, 물론 합장하며 고개를 숙이는 것이 태국인들의 기본적인 인사방법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회사 복도나 화장실에서처럼 정황상 충분한 여유가 없는 곳에서 쓰지는 않는다.
화장실에서 소변보거나 손 씻고 있는데 누가 들어왔다고 황급히 합장하면
그 얼마나 웃기겠는가!

아무튼 인사 한 번 주고 받기가 쉽지 않았던 냉정한 인간들로 가득한
싱가폴에 비해 태국의 이런 면은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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