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이해할 수 없는 박재범의 사인회 in 싱가폴. 팬들께는 죄송)
싱가폴에 두 달 가까이 있는 동안
정말 이해가지 않는 점이 하나 생겼는데
누구에게도 감히 물어볼 수 없어 이 자리를 빌어 한 번 의문을 털어보고자 한다.
싱가폴에서 수십 번 목격한 일이다.
남자 화장실에 가면 대변기에다 대고 소변을 보는 사람이 진짜 많다.
물론 앉아서 보는 게 아니라 서서 말이다.
그리고 대부분 보란듯이 문을 활짝 열어놓는다.
문을 닫는 사람 거의 보지 못했고
문을 잠가는 사람은 더욱 보지 못했다.
어느 특정 인종의 전통이 아닐까 싶었는데,
서양에서 온 하얀 사람도,
인도나 아프리카에서 온 까만 사람도,
중국이나 말레이지아에서 온 사람도 너나할 것 없이 소변기를 외면하였고,
우리 회사뿐만이 아니라 각종 공공장소 화장실에서도 어김없이 이런 일은 벌어졌다.
물론 모든 남자가 다 이렇다는 말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꽤나 많은 남자들'이 그렇다는 거다.
대체 왜, 이 나라 남자들은 대변기를 그리 좋아하는 것일까?
아니면 반대로, 왜 소변기를 그리 싫어하는 것일까?
대체 원인은 무엇일까? 무엇이 그들을 대변기로 이끄는 것일까?
...알고보면 별로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근데 진짜 궁금하다. 내가 조금만 더 용기가 있는 남자였다면
쉬하고 물을 내리고 나오는 남자를 기다렸다가
별안간 달려들어 물어봤을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와이 디쥬 두 댓 히어?"
하지만 난, 궁금증은 많지만 마음은 여린 순수 소년.
궁금증은 마음 속 깊이 깊이 묻어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