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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8월부터 줄창 같이 일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각국 사람들에 대한 느낌이다.
통계적으로 표본의 수가 너무 작고
킴벌리 클락 근무자에만 한정되어 있으므로 큰 의미는 없다.

* 싱가폴 사람 (다수)
    다들 냉정하다. 서양식 사고 방식이 뿌리내린 듯 하다.
    예컨대 내가 뭔가를 잘 하면 깨끗하게 인정하고 구체적으로 이것 좋다 저것 좋다
    해주지만 뭔가 마음에 안 들면 끝까지 붙들고 할 말 다 한다. 좀 피곤한 사람들이다.

* 말레이시아 사람 (4명)
    하나같이 강하다. 할 말 다 하고 불평도 많고
    평상시의 말투도 굉장히 강하다는 느낌이다. 싱가폴을 제외하면
    다른 동남아시아 사람들보다 영어를 상대적으로 잘 한다. 그리고 확실히 똑똑하다.
    여기 와서 말레이시아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 태국사람 (3명)
    착하고 순하다. 뭔가 반박의견을 낼만도 한데도 그저 고개 끄덕일 경우가 많다.
    셋 다 말도 별로 없는데 웃긴 또 잘 웃고, 서로 잘 챙겨주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만 뽑아와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사람 참 편안하게 해준다는 느낌이다.

* 필리핀사람 (2명)
    재밌다. 농담도 잘하고 잘 웃는 분위기 메이커다.
    근데 둘다 뚱뚱하다. 전체 팀원을 덩치 큰 순서대로 세우면 이 두 사람이 투톱이다.
    페르난데스, 곤잘레스 등 이름이 전혀 동남아스럽지 않다.

* 인도네시아 사람 (1명)
    한 명이라 뭐라 말하기 좀 어렵다. 제발 circle을 씨르클이라
    three를 띠리라 발음하지 않아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일하기 어렵다.
    인도네시아 말과 말레이시아 말이 같진 않은데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 인도 사람 (2명)
    깊이 파인, 그러면서도 삽으로 판 듯 굵게 드리워진 쌍꺼풀을 겸비한
    눈을 보고 있자면 빠져들 것만 같은 기분이다. 눈 참 크고 깊다. 아, 둘 다 남자다.  
    예전에 인도 사람하고 일할 땐 참 영어 알아먹기 힘들다는 생각이었는데
    여기서는 그나마 알아듣기 쉬운 편이다. 사람들은 순하고 착해서 좋다.

* 베트남 사람 (3명)
    속을 모르겠다. 베트남 말이 원래 좀 웅얼웅얼 거리는 식이지만
    영어도 그런 식으로 말해서 말의 요지를 못 잡을 때가 많고
    표정과 말이 상반될 때가 많아서 아 이 사람 뭔가 숨기는 거구나 싶을 때가 더러 있다.
    베트남은 자기 나라 고유의 말이 있지만 쓸 때는 알파벳을 쓴다고 한다.
 
* 한국 사람 (1명)
    나다. 그들에게 나는,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인식이 되고 있을까?
    말 좀 세게 내뱉고, 일은 무진장 열심히 하고
    사람 잘 놀리고, 잘 웃고, 영어는 그냥 그럭저럭인 사람?
    하지만 난 술도 못 마시고, 담배도 안 피고, 당구도 못 치며,
    TV도 안 좋아하는데다가 터프하지도 않으니
    일반적인 한국 삼십 대 남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으므로
    그들이 나 한 사람에 대한 인식으로
    한국 사람 전체를 어떻다고 말하는 것은 분명 틀린 판단일 것이다.

즉, 위의 각 나라 사람들에 대한 내 판단 역시 틀린 것에 진배 없다.

한 나라를 이해하려면 정말로 많은 사람과 만나봐야 하고
많은 시간을 현지에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면 그럴 수록 위와 같은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것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나라를 대표하는 성격, 특성이라는 것이 그리 간단히 밝혀지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처럼 계속해서 생각해보고
나름대로 정리해보는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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