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어느 오후,
집에 에어콘도 없고 인터넷도 안 잡히는 관계로
대만의 시원한 호텔방을 그리워하며 근처 커피전문점을 내방하였는데,
제법 시원한 한기 속에 빨래 널 듯 묵은 땀을 말리려다가
별안간 실내 스피커를 통해 땅에 떨어지듯 흘러내리는
상큼한 여자들의 노래 소리에 일순 혼을 빼앗겼다.
실력 좋은 사람이 만들어낸 라떼 위 벚꽃무늬 거품같이 부드러우며
깃털로 귓가를 간질이는 듯 묘한 짜릿함이 전해지는 목소리였다.
전자음으로 지저분하게 변형된 꼬꼬마 걸그룹들의
어른 흉내 내는 거칠고 조악한 괴성에 지긋해지고 있는 요즘에
네덜란드의 풍차를 연상시키는 든든한 콧소리와
이수일 붙잡는 심순애를 좌절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낯간지러운 미성에
내 마음은 뜨거운 물과 맞닿은 아이스티 분말처럼 녹아 내릴 뿐이었다.
마침 넷북이 있었기에 들려오는 가사를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다.
그랬더니 역시. 10년도 더 전, Day by day란 노래로 남자 여럿 잡았던
2인조 여성그룹 애즈 원의 신곡이었다. (Ass말고 As다)
이 중에 한 명은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을 정도니 걸그룹이라 칭함을 받기엔
무리가 한참은 있으나, 오히려 걸그룹 중 하나로 불리는 것을 치욕으로
느낄 수도 있을 만큼 그들의 목소리와 노래는 여전히 개성 있고 특별했다.
대만에서 돌아온 후 이래저래 너덜너덜해진 몸과 마음에
그녀들의 노래는 간만에 느껴보는 즐거움이자 고마움이었다.
이후,
해당 곡을 유료로 다운받은 것은 물론이고
요 며칠 새 수십 번도 넘게 듣고 있다.
(많이 들으니 좀 질리긴 하는구먼)
하여간 더운 여름날,
대전의 어느 커피전문점에서 문성을 순식간에
냉동건조시켜버린 애즈 원의 신곡 Sonnet.
스모키 화장 걸그룹에 구토 증세가 있으시다면
지금 직접 확인하시길!
[다운로드] ← 클릭
…
뻥-_-;
저작권 관계로 업로드는 도저히 못하겠음.
그래도 기회 있으시면 꼭 들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