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에 넉달 넘게 체류 중이지만
여전히 대만말은 간단한 단어들 외에는 거의 알아듣지 못하고 있다.
요녀석 그 긴 시간 동안 뭐했냐고 물으신다면 당당히
'일만 했는데요'라 답하겠지만,
어쨌거나 남의 나라 말을 배우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은 아닌 듯 하다.
헌데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여기 오래 거하다보니
대만말과 중국말을 가끔 구분할 수 있다는 거다.
호텔에 거하는 관광객이 옆의 사람이랑 말 하는 것을 듣다보면
'아 대만 사람이구나' 혹은
'아 중국관광객이구나' 하는 느낌이 온다거나,
드라마를 볼 때도 중국 것인지 대만 것인지를 집어낼 수 있을 정도다.
(물론 항상 맞다고 보증은 못한다)
일단 쓰는 글자가 다소 다른 것이야 다들 아실테지만,
말하는 어투나 억양도 제법 다른 편이다.
중국쪽이 발음이 훨씬 세고 를 많이 굴리는 편이며
음의 높낮이의 차도 크다. 반대로 대만말은 큰 편차없이
낮은 톤으로 읊조리는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물론 서로간의 말을 알아듣는데는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대만에 있는 나로선 대만말이 확실히 듣기 편하다.
중국말은 들을 때마다 어색하고, 어떤 경우에는
너무 억세고 싸우는 듯한 말투라 불편하기까지 하다.
내 주위의 대만 사람들 몇몇이 중국말을 장난스레 따라하며
다른 이들을 웃기거나 아예 대놓고 반감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이에 영향을 받은 듯도 하다.
나중에 중국에서 프로젝트 진행할 때면 또 어떨지 모르겠다.
이런 생각들이 바뀌게 되려나? 한 번 두고보자.
(사진은 대만 최고 인기 모델이자 여배우인 린즈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