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번 사진은 3주전 회식, 2번 사진은 지난 주 회식)
대만 온지 어언 석 달이 훌쩍 지났고,
북회귀선 아래 남부 열대지방으로 옮긴 지도 6주나 되었다.
그러는 동안 아무래도 이래저래 회식도 많이 하게 되는데,
북쪽지방에서의 회식이 회전테이블에 요리 잔뜩 올려놓고
돌려가며 먹는 스타일이었다면,
남쪽에서는 사진처럼 일인용 버너에 각종 식재료를 직접 넣고 끓이는
이른바 훠궈(火鍋, hot pot) 스타일의 회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지역에 훠궈 식당이 우리나라 삼겹살집처럼 사방에 널려 있고
남쪽와서 회전식 테이블 식당에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걸로 보아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여하튼 이런 회식 대단이 특이하고 재밌다.
일단 알아서 끓여먹는 스타일이니
회식치고는 좀 따로 노는 분위기가 될 수밖에 없는데,
보시다시피 일인분의 양이 어마어마하고
끓여먹는데 꽤나 시간이 걸리다보니
소요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대화도 많아지니
단체회식으로서 크게 부족함은 없다.
게다가 좋은 것은,
끓여먹는 탕 스타일이긴 하나 고추가루 하나 안 들어가 있으며,
맛도 살짝 느끼한 스타일이라서 그런지 술이 전혀 필요치 않다는 거다.
북쪽에서는 회식 때마다 고량주가 등장하여
은근슬쩍 공포감을 자아냈으나, 이 스타일의 회식자리에서는
술을 마시는 사람도 없고, 시키는 사람도 없다.
강요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각자 커다란 솥을 하나씩 가져다놓고 알아서 먹으며
술 한 잔 없이 환담을 나누는 회식.
회식 있다고 하면 속 아플까(난 속이 자주 아프다), 술 마실까
왠지 긴장해야 했던 한국의 회식보다 뭘로보든 낫다.
음식이 괜찮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