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킴벌리클락 본사에서 회의가 있었다.
우리는 대만 본사라고 하지만
걔네들은 타이뻬이 헤드쿼러라고 부르더라.
뭐, 당연한 소리다.
아무튼 짤막하게 한 십 오분 정도 발표가 있었는데
전복죽 한 숟갈 집어 삼키듯 무난하게 잘 마쳤고
긴 회의가 끝난 후엔 편안한 마음으로 사진 한 장 찍고 내려왔다.
제법 허름한 공장들에 비해 대만 본사는 시설이
상당히 깨끗하고 고급스러워 보였고
이곳저곳 깊숙히 돌아다니지는 않았지만
유한킴벌리 서울 본사보다도 좋아 보였다.
작년까지 물티슈, 그린핑거, 메이브리즈 이런 제품
관련 일을 할 때도 관련 업체들을 지겹도록 방문하였고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도 여러 공장들과 사업장들을
둘러보게 되는데, 시설만 봐도 이 회사나 사업장이
대략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다.
회사나 사업장의 '진실된' 가치가 자연스레 표출되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는 인간 존중이 최우선이다!'라고 해놓고
엘리베이터도 없이 5층 건물을 올라가야 한다거나
화장실에 말라 비틀어진 초록색 비누 하나 올려놓고
손 씻으라고 한다면 그 회사의 주장은 뻥인 거다.
가정도 마찬가지.
'우리 집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거하는 믿음의 집안이다'라고
해놓고 냉장고 열면 맥주와 소주가 각 열 병씩 누워있고
대웅전 본존불상 미니어쳐 삼십 개로 선반을 장식해놓았다면
그 역시 뻥, 거짓 부렁이다.
쓸데 없는 생각 아니냐 하실지 모르겠지만
여기저기 다니며 이런 생각에 혼자 키득거리는게 즐겁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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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2010.05.0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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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
2010.05.04 06:43
찬찬히 읽어랏! -_-;
...농담이고, 무슨 식물 키우고 있냐. 왠지 선인장과 난이 먼저 떠오른다만, 화분을 사랑스런 눈빛으로 보듬고 있는 미영아주머니는 잘 상상이 안 간다;;; (안 어울린다는 건 아니고-_-;;;) -
미영
2010.05.04 12:21
뭐 비슷해 ㅎㅎ
다육식물이라고 선인장보다는 좀 예쁘장하게 생긴 녀석들이지.
너도 몇마리 분양해주랴? -
문★성
2010.05.04 13:03
인터넷으로 사진 봤다. 이쁘더만! 물은 자주 안 줘도 될 것 같아서 좋은데 출국시 소지 금지될 것 같아서, 나중에 분양 좀 해주라. 한 번 키워보고 싶네.
.....근데 이걸 '마리'라고 부르느냐 -_-;;;
찬찬히 읽진 못했지만 빨리 대충 훑어본 결과 열심히 살고 있는거 같아 다행이군 ㅎㅎ
나는 요즘 식물키우기에 심취해서 수많은 온라인의 아줌마와 정보를 주고받는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