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동안 분석한 것을 발표하는 중요한 미팅이 있었는데
무사히 잘 마침에 따라 이젠 다소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영어로 발표하는 것도 자주 하다보니 익숙해져서
예전만큼 부담을 안 느끼게 되었지만
내용이 내용이고 참석자들의 지위가 높으니만큼
발표를 앞둔 며칠은 정말 숨가쁘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이윽고 끝난 토요일 오전,
호텔방에 버릇없이 앉아
적도 부근와 가까운 이국의 어느 남쪽 지방의,
구운지 얼마 안 되어보이는 따뜻한 햇빛에
머리를 반쯤 들이대고 있으니
관자놀이에서 어느새 낮잠이 덜깬 고양이를 닮은
여유의 싹이 움트는 듯하다.
이건 정말
신난다.
오래간만에 책도 보고,
운동을 하여 땀도 좀 흘리며,
하릴없이 길게 일기도 끄적거려 보면서
감사히 이 기쁜 하루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