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들어 많은 발표와 교육, 미팅 등을 진행하면서 느끼는건데
'말'이란 것은 최종결과물을 산출함에 있어 마지막으로 작용하는
일종의 곱하기가 아닌가 싶다.
예컨대 내가 어떤 중요한 발표를 위해 며칠 동안 열심히 공을 들여서
100점 만점에 90점 정도 되는 자료를 만들었다고 치자.
이걸 그대로 메일로 전달한다거나 프린팅해서 줘버린다면
90점이 있는 그대로 전해지겠지만 사람들을 모아놓고 발표를 하게 된다면
말하기는 곱하기로 작용하게 된다.
그럭저럭 곧이 곧대로 내용을 잘 전달하면 x1.
90x1이니까 그냥 90점이 되는 거다. 좋을 것도 없고 나쁠 것도 없다.
하지만 말이라는 게 그리 되던가?
평상시 편한 대화에서조차 말로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지 않던가?
발표를 1.3 정도로 잘해버린다면야 말할 것도 없다.
90x1.3이니까 117점. 준비한 것보다 훨씬 더 좋게 먹히는 거지.
하지만 0.8 정도로 망쳐버린다면?
말할 것도 없이 애써 준비해온 자료가 72점 정도로 전해지게 된다.
그러고 보면 참으로 억울하다.
자료의 질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
짧게는 몇십 분에서 길게는 며칠을 쏟아붓는데
말하기를 잘 하냐 못 하냐에 따라 삽시간에 가치가 떨어지기도,
올라가기도 하니 말이다.
이번에 아주 중요한 영어발표가 있었는데
배꼽이 등짝으로 돌아가도록 열심히 만든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말을 썩 잘하지 못하여 x0.7 정도에 그치고 말았다.
이 자료를 귀에 난 솜털만큼이라도 더 좋게 내보내기 위해
난리 람바다를 춰댄 것이 허망해지는 순간이었다.
어디 일만 그렇겠는가.
미팅에 나가서도 말만 잘하면 본질과는 관계없이 킹카가 되기 일쑤고,
회사 면접시에도 말만 잘하면 허접한 학점과 토익 점수를 납득시키기 어렵잖다.
말만 잘하면 신봉선을 한예슬인랑 포장해낼 수 있으며
혀만 잘 돌리면 거란의 삼만 대군도 무료배송으로 유턴시킬 수 있다.
말 잘 하자. 말 그대로 '남는 장사'의 핵심이다.
+1 사진은 상기 내용과 아무 상관없습니다
+2 쓰다보니 주제가 맘에 드네요.
요 내용은 나중에 부풀려서(?) 난설로 써먹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