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의 서쪽 바다는 황해고 동쪽 바다는 동해다.
대만의 서쪽 바다는 잘 모르겠고
동쪽바다는 확실히, 태평양이다.
그 태평양과 마주하였다.
세상에서 가장 넓은 바다,
비행기를 타도 가르지르려면 한나절은 족히 걸리는,
그래서 이름도 太평양인. 바다.
하지만 우습게도,
내 눈에 보인 바다는
수평선 부근이 조금 거뭇하게 보이는 것을 제외하고는
월포 앞바다나 그게 그걸로 보였다.
내가 볼 수 있는 시야가 좁으니
태평양이나 동해나 다를 바 없이 보이는 게다.
내가 볼 수 있는 시야가 좁으니
태평양을 앞에 두고도 월포 타령이나 하고 있는 게다.
내가 볼 수 있는 시야가 좁으니
아직 끝도 알 수 없는 창창한 세월을 앞에 두고도
늙었으니, 이젠 자리를 잡아야지
이런 소리를 하고 있는 게다.
태평양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시야는 갖지 못하겠지만
내 인생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시야라도 갖춰야 하지 않을까.
멀리 보지 못함이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