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거리의 원더걸스 대형 광고판과
지하철의 소녀시대 앨범홍보.
그 외에 수차례 만날 수 있었던 카라와 티아라의 음악들까지.
더불어 대만 아저씨 한 분이 음악 얘기를 하다 내게 이렇게 말했다.
"작년은 정말, 노바디와 쏘리쏘리(슈퍼주니어)의 해였다"
개인의 의견일 뿐이겠지만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을 정도다.
예전에 왔을 때는 한국의 드라마가 크게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
이제는 확실히 한국 음악으로 그 흐름이 넘어왔다.
하지만 당시 몇몇 현지인으로부터
한국 드라마에 대한 반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것처럼
이번엔 한국 음악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느끼게 된다.
자극적인 소재를 중심으로 한 뻔한 스토리 라인이라는
한국 드라마의 구조적인 문제가 결국 예전의 인기를
상실케 했던 것처럼 (여전히 제법의 인기는 구가하고 있지만)
성형수술이 출산해낸 똑같이 생긴 여자아이들이
기계처럼 만들어내는 깊이 없는 음악이라는 구조적 문제 또한
이들 음악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면 질수록
명확히 드러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의 클래식 음악처럼,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미술처럼
오랫동안 세계적으로 사랑받으려면
지금의 드라마와 음악으로는 당연히 어림도 없다고 본다.
한국 스스로가 구조적으로 튼튼한 문화들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름의 자극성으로 인해 운 좋게 밖으로 힘껏 뻗어나가고 있긴 하나
과연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