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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단상] 카드게임

문★성 2009.08.11 08:41 조회 수 : 135

미국의 작가 조시 빌링스는 이렇게 말했다.

‘좋은 패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패로 게임을 잘 하는 것이 인생이다.’

공감을 하긴 하지만,

최근 들어 내 손에 쥔 패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요즘 같으면, 오른쪽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간 조금은 시건방진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이 깜짝 놀라 뒤집어질 카드를 하나 느릿하게 내어놓은 후

과하지 않을 정도로 거드럭거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알량하게도 내 손에 쥔 패는

흐릿한 빛조차 내뱉지 못하는 시시한 쭉정이들 뿐.

어느 것 하나 머리채 잡을 녀석이 없다.


당초 그루터기가 없는 삶에

부챗살 같이 퍼진 아름드리 나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테니

판을 뒤집을 만한 필살기가 없다면

꼬박꼬박 판돈을 잃는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게임을 즐기는,

그럼 칼슘과 비타민을 방사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거니와

지금의 내게는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듯.


판을 접고, 집에 가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 가보다.

뭔가에 쫓기기 시작하면 게임에서 이기기도 힘들고,

마냥 게임을 즐기기도 힘든 노릇이거든.



......어쨌거나 카드게임은 아직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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