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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은 구차하니 제외하고,
여기에 나온 노래 중에 정형돈과 에픽하이의 ‘삼자돼면’ 팀이 부른 ‘바베큐’란 노래가 있는데,
날림으로 대충 만든 팍팍 나긴 하지만 그 중 한 파트의 가사가 너무 와 닿아서
시청한지 한참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요즘까지도 흥얼거리고 있다.
(사실 오늘 자전거 출근길에서도 불렀다)

그 요주의 파트는 아래와 같이 시작한다.

“그녀는, 눈이 너무 높아요~♬”

여기까진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내용.
짝사랑에 빠진 별 볼 일 없는 남자가 충분히 부르짖을 수 있는 소리다.
더군다나 자신을 바베큐(=돼지)같은 존재로 인식하는 남자라면 말할 것도 없지.

하지만 이어지는 가사는 상황을 완전히 반전시킨다.

“나도, 눈이 너무 높아요~♬”

아, 이 크로노스적인 세계에 카이로스적인 카타르시스를 부여하는,
85미터 뒤꿈치 중거리슛을 방불케 하는 뜬금없는 반전이란!

실로 그렇다.
짝사랑에 빠진 남자들은 상대방이 눈이 높다고 불평하고 좌절하나,
사실 지들도 눈이 높기 때문에 짝사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남의 탓을 하기 보단, 자신의 문제부터 인식하는 것!

아무 생각 없이 본 예능프로그램에서
뜻밖의 철학적 깨달음을 얻게 된 내 마음은,
마치 호박색의 저녁노을을 입에 문 채 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 한 마리를 본 양,
사특한 지혜에 물들어 아직까지도 복숭아빛으로 반짝거리는 것이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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