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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단상] Noise

문★성 2009.06.09 08:10 조회 수 : 90

고등학교 때와 지금의 인생에 가장 큰 차이점으로,
인생의 Noise를 들 수 있다.

고3이 힘드니 마니 해도 그 땐 인생이 참으로 단순했었거든.
가끔 여자 때문에 신경 쓰이는 것(!) 말고는
하루 종일 공부만 하면 끝.
집안에 일이 있어도, IMF로 나라가 휘청거려도
‘나는 애니까’란 이유로 모조리 열외 될 수 있던 시절이었다.

게다가 ‘수능시험일’이라는 뚜렷한 끝도 있고
공부라는 뚜렷한 ‘메인 스트리트’가 있었으니
가끔 벗나가도 다시 돌아가며 그만이었다.
보라. 달력에다 ‘D – x일’ 같은 거 표시해놓고 사는 인생,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고 밀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은 신경 쓸 게 너무나 많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발을 담그는 조직이나 모임은 많아지고
관심을 가져야 할 일들은 점점 많아진다.
이 상태에서 결혼이라도 하게 되면? 애까지 갖게 되면?

에휴휴.

게다가 쓸 데 없이 네이버 뉴스 따위나 훑어 내려가며
박근혜가 김무성의 원내대표선임을 왜 반대했는가
장윤정이 노홍철과 왜 사귈까 따위의,
정말 내 인생에 부스러기 한 줌 만큼의 의미도 가지지 못할 일들에
관심을 기울이느라 귀한 시간을 쓰고 있으니
마치 뿌연 안개로 가득찬 숲 속에서 왼쪽으로 다섯 발짝 걸었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여섯 발짝, 앞으로 두 발짝 갔다가
뒤로 세 발짝 후퇴….., 이런 식으로 살고 있는 기분이다.
뭔가 열심히 하긴 하는데 제자리 걸음하는 느낌이랄까.

이러니 내 인생,
십년 전에 비해 효용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거다.
가뜩이나 연식도 제법 돼 연비도 떨어지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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