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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前 대통령의 죽음 앞에서

문★성 2009.05.24 08:16 조회 수 : 85



1.
인터넷 서핑하다 실시간 뉴스로 그의 죽음을 접하였다.
처음엔 '병원에 입원'으로 나오다가
조금 있으니 '실족사 아니면 자살'로 뜨더니
유서가 나오면서 투신자살로 밝혀졌다.
뉴스 기다리며, 그래도 자살은 아니기를 바랬건만
끝내 이 비극은 연출될 수 있는 가장 슬프고 가슴 아픈
스토리로 막을 내리고야 말았다.
그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으셔야 했습니까.

2.
최근에 참 많은 유명인들이 죽었지만
그들의 죽음을 접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다.
먹먹한 심정이 먹구름처럼 마음을 덮고
가슴 한 켠이 골절된 것 같은 아픔.
'노사모'는 아니었지만 그를 추종하던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2002년 대선 땐
그와 함께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고
2004년 탄핵소추 사태 땐
그를 비호하며 세상을 향해 분노를 품었으며,
2008년 봉하마을 하향 땐
그 어느 역대 대통령과 비교할 수 없는 수수한 그의 모습을
사람들과 공유해가며 즐거워했었던 기억이
뇌 안에서 바르르 공명하여, 지워지지가 않는다.

3.  
비록 어중간한 포지셔닝으로 인해
진보와 보수 모두로부터 외면 받았고
평생을 견지해온 깨끗한 이미지가
이번의 뇌물수수혐의로 인해 커다란 흠집을 갖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의 삶이, 그의 정치가 대한민국에 끼친 의미는 크다.
권위의식 따윈 찾아볼 수 없는 시원시원한 말투와
수시로 자아내던 인간적인 고민으로 인해 많은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그는 박정희/전두환/노태우의 군사정부,
YS와 DJ, JP의 지긋지긋한 지역대립 구도를 극복할 수 있는
화해의 매개체였고 새로운 정치의 출발점이었다.
우리가 언제 이와 같은 대통령을 가진 적 있었는가?
그리고 이와 같은 대통령을 다시 가질 수 있겠는가?

4.
그런 그였기에
그의 죽음이 대한민국에 끼친 의미는 크다.
아마 보수와 진보, 젊은층과 장년층의 대립은 더 심해질 것이며,
사회의 통합은 더 먼 일이 될 것이다.
MB 정부가 그를 죽였다고 보는 이들은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 것이며,
생전에도 그를 꼴사납게 보던 권력들은 더 날카롭게 날을 세울 것이다.
안타깝지만 사회의 갈등은 분명 더 심화될 것이고,
우리나라 정치는 한참은 더 후퇴하고 말 것이다.

5.
'애도'의 사전적의 의미는 '죽음을 슬퍼한다'이다.
그 의미에 따라,
심으로 노무현 前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한다.
말과 글이 짧아 이 정도 밖에 쓰지 못하는  부족함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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