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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단상] 출장을 마치고

문★성 2008.03.28 00:25 조회 수 : 90

화요일은 아니지만,
화요일 맞춰 쓴 적 거의 없으므로 무시하고.

상하이 출장도 오늘이 마지막.

2005년 처음 출장 갔을 때인가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이제 출장 갈 일 없겠구나......"

하던 기억이 아직도 나는데,
감사하게도 그 이후로
좀 됐다 싶으면 한 번씩 나다닐 기회가 생기곤 한다.
것두 같은 일로 두 번 이상 나간 적은 한 번도 없기에
해외마케팅도 해외영업도 아닌 내게는 제법 신기한 일이다.

그러고보니 두 번째 출장 전에 캐리어를 하나 살려다가도

"에휴. 이거 사서 10년 동안 몇 번 쓰겠다고...... 관두자. 관둬"

했던 기억이 아직도 나는데,
그 때 샀으면 10번은 써먹지 않았을까. 바보.
사람 정말 한 치 앞을 모른다니까.
(그렇다고 지금 살 수도 없지. 앞으로 또 나갈 일 있다는 보장도 없으니까)

아무튼 출장 나올 때마다 절실해지는 것은
영어의 한계다.
항상, 늘, 언제나의 그 벽에 어김없이 걸리는 답답함을 피할 수 없다.

중요한 말을 잘 못 알아듣는다거나
이거 말하면 대박 웃길 것 같은데 도저히 입밖으로 꺼내지 못한다거나.
겨우 꺼내봤는데 아무도 안 웃는다거나 하는 식의
한계 말이다.
오늘은 Talks in border를 Toxic in border로 잘 못 알아먹어
남북이산가족상봉을 서해안 독극물 유출 사건으로 이해해서
어리둥절하기도 했었다.
(근데 어쩌다 남북이산가족상봉 얘기를 하게 된거야;;)

일본어고 중국어고 다 필요없고
정말 영어만 원없이 잘 했으면 싶은데,

하긴 어디 그뿐인가.

복근에 식스팩은 꼭 가졌으면 하고
누구보다 말 또박또박 명확히 할 수 있었으면 하고
정말 글 잘 썼으면 하고
하루에 세 시간 자도 끄떡없을만큼 건강했으면도 하고
미래 걱정 안 하게 적당히 돈도 좀 가지고 있었으면 하고
포스가 우러나오는 깊은 신앙심도 가졌으면 하고
어려운 사람들 챙겨주는 따뜻한 마음씨도 가졌으면 하고
좀 더 잘 생겨졌으면도 하고
지금보다 한 세 배쯤 아는게 많았으면도 싶다.

그걸 하나씩 돌아가면서 느끼곤 하는데
출장 나오면 절감하는게 그 중의 하나인 '영어 정말 유창하게 잘했으면' 인게다.

그러니 다음 출장 때 또 군시렁대지 말고
제발 좀 미친듯이 해보자.

코피 터질 때까지 뭐 해본게 대체 언제냔 말이다. 녀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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