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각색의 이야기 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려있어서
심심할 때면 언제든지 그 중 하나 턱 꺼내
팡 터트리며 대중을 웃겨주는 사람들이 있다.
거참 유용한 기술이라 나도 따라하고 싶은데
주섬주섬 기억 속에 손을 집어넣어 헤집어 보니
잡히는 건 몇 되지 않는다.
입담은 평균 이상이라 자부하지만
막상 그런 식으로 사람들을 즐겁게해줄
이야기 주머니가 내게는 별로 없는 것 같다.
방실방실 다니긴 하였으나
나의 이십대는 기실 너무나도 진지하여서
어디가서 기꺼이 써먹을 수 있는 재밌는 에피소드는
많이 만들지 못하였다.
고생고생한 이야기들은 많은데,
갖은 역경 멋지게 뛰어넘은 무용담들은 많은데,
대중이 원하는 얘기는 아니니까.
그들이 원하는 건 즐거움이니까.
이제부터라도 하나둘씩 모아보자.
힘들어 하는 사람,
슬픔에 차 있는 사람,
우는 와중에, 한숨 가운데
웃음을 심어줄 수 있는
무언가를 갖추고 싶다.